저는 윤.소.맘.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윤리적 소비를 하는 엄마” 라고 할 수 있겠네요.
풀이를 보면 무엇인가 거창하고 대단한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주부라는 제 자리에서 저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윤리적 소비, 아름다운 소비, 올바른 소비를 하는 주체가 되려고 노력하는 엄마이자 주부랍니다.
저는 윤소맘 으로써의 일주일을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일주일 동안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월요일.
일주일에 몇 번이고 들리게 되는 아이쿱 생협 장유지정점 앞 나무현판이 정답게 느껴집니다.
여러가지 공정무역 제품들
아이쿱 생협의 자연드림 매장으로 장을 보러 갑니다.
장아찌를 담그려니 설탕이 다 떨어져 서둘러 집을 나섭니다.
아파트 상가에 있는 가까운 슈퍼를 두고 5분을 걸어서 가야하는 아이쿱 생협 매장에 왜 가냐구요?
거기엔 공정무역 설탕(원당)을 판매하기 때문이랍니다.
나에게 단맛의 기쁨을 주는 설탕이지만, 그 누구에겐 무엇보다 쓴 눈물일 수도 있음을 기억하며, 공정무역 설탕을 구입하는 것을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기업의 제품이 훨씬 싸고 구입하기도 쉽기에, 배부른 자 만이 낼 수 있는 배부른 소리라고, 누군가는 제게 말했지만,
소소한 것들의 씀씀이를 줄이고 작은 도움이라도 필요한 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소한의 기부라고 생각하기에 공정무역 제품을 고집하게 됩니다.
내 가족이 맛있게 먹는 달콤한 설탕을 보내주신 분들에게 보내는 아주 작은 감사의 마음이기에 번거로움도 수고로움도
저 멀리 던져버릴 수 있습니다.
화요일.
윤리적 소리를 지향하는 아이쿱생협 조합원들
부드러운 커피,착한 커피 공정무역 원두커피 티백
아이쿱 생협 조합원 모임에 참석합니다.
오랜만에 보는 분들도 계시고, 어제 본 친구도 있고. 언제나 그러하듯 서로의 마실 거리를 챙깁니다.
모임의 마실 거리 중 커피가 빠질 수 없겠네요.
저희는 익숙한 포장을 찾습니다. 동티모르 공정무역 원두커피 티백입니다.
겉 포장지에는 예쁜 커피열매를 따는 손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 손들이 커피열매를 알알이따서 많은 사람들에게 향기로움을 선물하지요.
동티모르커피 한 팩을 구입할 때 마다 400원이 그들을 위해 지원되기에 마음 한 켠이 뿌듯해집니다.
그 어떤 브랜드의, 그 어떤 귀한 종류의 커피향보다 향기로운 것은 서로 함께 나누는 마음 때문일 겁니다.
쓴 커피를 마셔도 속이 편한 걸 보면 제 마음이 웃음 짓고 있기 때문일까요?
수요일.
아이들 간식을 준비합니다.
오래만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콜릿을 아름다운 가게에서 사왔습니다.
화려한 포장이 없어 아이들의 눈을 현혹시키지는 못하지만 초.코.렛 이라고 크게 써 있는 글자들이 우리집 아이들에겐 너무나 예쁜 포장입니다.
저희 집 아이들이 처음 공정무역 초콜릿을 보고 저에게 물었던 질문이 있습니다.
“엄마, 다른 초콜릿보다 맛이 있는 초콜릿인가요? 나쁜 첨가물이 들어있지 않나요? 그래서 착하고, 좋은 초콜릿이라고 하는 건가요?”
“그래, 다른 초콜릿보다 맛도 좋고 너와 같은 아이들을 울리지 않는 초콜릿이란다...”
라고 시작한 이야기는 끝내 저희 집 아이들을 울먹거리게 만들었습니다.
정작 카카오 열매를 따는 아이들이 한 번도 초콜릿을 맛보지 못한다는 말과 교육의 기회도 잃은 채
10m도 넘는 카카오나무에 매달려 하루 10시간 이상 일을 하면서 제대로 된 노동의 댓가도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에
아이들은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더군요.
그 후, 아이들은 다른 초콜릿은 잘 먹지 않는답니다. 착한 초콜릿만 맛있게 먹는 아이들이참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목요일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하는 방법을 모르는 이웃의 집을 방문합니다.
집안 정리 후 버릴 것이 많다며 도와달라는 이웃의 전화에 지체 없이 달려갑니다.
“언니, 이 옷은 제법 입을 만한데 버리시려구요?”
유행도 지나고 해서 그냥 헌 옷함에 버리려 한다는 이웃 언니에게 아름다운 가게 전화번호를 알려드립니다.
살짝 귀찮아하는 표정이 보이지만, 전화만 하면 바로 수거하러 온다고 언니를 설득합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가게의 수익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얕은 지식이지만 알려드리니,
좋은 일에 동참 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수화기를 드는 이웃 언니의 모습이 흐뭇하네요.
이웃 언니처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들을 나누는 일에 익숙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금요일.
오늘은 빨래를 하는 날입니다.
손빨래를 하고 남은 물을 세탁기에 붓고 합성계면활성제가 들어있지 않는 친환경마크의 세제를 이용해서 빨래를 합니다.
첫 번째 세탁물을 대야에 받아뒀다가 베란다와 화장실 바닥을 청소하니 따로 세제가 없어도 깨끗하게 청소가 되네요.
세탁 중간에 나오는 헹굼물도 쓰이는 곳이 많답니다. 여벌 빨래에 쓸 수 있기에 귀찮고 힘들어도 헹굼물을 받아두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다시 한번 당부합니다. 물을 아껴야 지구가 덜 아프다고..
지구가 아프면 우리 모두에게 아픔이 되돌아오기 때문에 늘 물을 아끼는 버릇을 가져야 한다고 말해줍니다.
아이들은 물을 아껴 쓰기위해 양치할 때 잊지 않고 컵으로 물을 받아쓰겠다고 큰 소리 뻥~뻥 치는군요.
토요일.
토요일이라서 온 가족이 나들이 삼아 아름다운 가게를 방문합니다.
작아진 아이들의 옷과 쓰지 않는 생활용품을 가지고 갑니다.
전화로 수거를 부탁해도 되겠지만 아이들은 아름다운 가게에 직접 방문하는 것을 더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가족이 기증한 물건들도 심심치 않게 구경할 수 있고, 아이들이 필요했던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올해 중학교, 초등학교를 입학한 아이들의 책가방도 아름다운가게에서 구입했답니다.
친구들처럼 새 가방을 사고 싶었을 텐데도, 아름다운 가게에서 보물찾기처럼 책가방을 찾아보겠다고 하더군요.
1000원,4000원에 제법 예쁜 책가방을 찾아낸 아이들은 비싼 책가방을 사는 대신 각자의 통장에 저금을 하였답니다.
늘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쓰지 않는 물건들을 기부해주시는 천사님들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저희 가족도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는 기부천사가 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기부의 습관을 함께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저 윤소맘의 일주일이 지나갑니다.
적은 돈으로 올바르고 행복하게 소비하며 우리가 사는 지구를 아낄 줄 알고 그 무엇보다
내 아이들에게 바르게 살아가는 지표를 조금씩 각인시켜주려고 합니다.
그 아이들이 자라서 또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올바른 마음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지금보다 좀 더 현명하고 앞서 나가는 윤소맘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지요.
지금의 우리보다 미래의 우리를 위해서, 거창하지 않게, 하지만 다른 이들을 함께 변화시킬 수 있는 나의 힘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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