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산청 간디학교에 다니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저는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 안에서 학생들끼리 협동조합을 만든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저는 친구들과 기숙사 방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협동조합에 대하여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한 친구가 협동조합에 관심이 많아 이야기를 같이 나누던 중 우리가 한번 협동조합을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기숙사 방에서 매일 밤마다 협동조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협동조합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인지 등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다들 누워서 딩굴거리며 막연히 ‘이런 사업을 해보자, 이런 것도 하자’하고 말하던 것들을 직접 실현시키기 위해, 올해 개학하자마자 ‘협동조합 같이 만들 사람들’을 모집했습니다. 협동조합이 뭔지 궁금해서 온 친구도 있고 친구들끼리 같이 무언가를 하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온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모인 친구들은 모두 20명정도 되었습니다.
저희들은 처음 모임에서 다 같이 이름을 정하고 협동조합이 무엇인지를 공부하엿습니다. 협동조합에 대한 공부는 협동조합 활동을 하고 유지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요일 저녁에 주기적으로 모이며 협동조합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면서 우리의 규칙과 가치를 정하였습니다. ‘은협’(교내 협동조합의 이름)의 규칙은 세계협동조합연맹의 협동조합 7대 원칙에 기초하여 학생인 우리들의 상황에 맞게 정해졌습니다. 이때도 협동조합에 맞게 한사람 한사람의 직접 투표로 1인 1표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출자금은 개인 1만원으로 정해졌습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를 정할때는 많은 논의를 하였습니다. 사람이 많은 만큼 다들 생각도 조금씩 달랐고 추구하고 싶은 방향도 조금씩 달랐습니다. 많은 논의 끝에 ‘사람도 자연도 즐거운 유쾌한 밥벌이’로 정하여 졌습니다. 이 문장 속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사람도 자연도 즐거운’에는 공정거래와 친환경의 의미가 담겨있고 ‘유쾌한’에는 협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우리 스스로가 즐거워야 한다는 의미가 있고, ‘밥벌이’는 말 그대로 밥벌이를 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런 규칙과 가치를 정하고 회의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협동조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다 같이 공부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던 것과는 다르다고 나가는 친구도 있고 처음엔 다들 협동조합활동을 하니 같이했다가 스스로 의미를 찾지 못하여 나간 친구도 있었습니다. 회의를 할 때도 집중을 잘 못하고 이해를 못하는 친구들이 많고 참석하지 않는 친구도 있어 진행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처음의 이런 시행착오들 덕에 지금은 협동조합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고 회의도 훨씬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학교내에서 학생신분으로 할 수 있는 사업들을 진행하였습니다. 많은 사업논의가 이루어졌지만 모두 다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학교에 닭을 키워서 달걀을 교내 제과제빵동아리와 수업, 선생님과 주민들에게 팔자는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준비가 끝나갈 때 쯤 중국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여 선생님의 교내에 닭을 들일 수는 없다는 말에 무기한 보류되었습니다. 친구들이 다들 실망하였지만 다시 새로운 사업을 찾은 것이 ‘봄감자사업’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밭을 얻어 무농약으로 감자를 키워서 정당한 가격에 팔자는 사업이었습니다.
정기모임에서의 논의 끝에 봄감자 사업은 실행되었습니다. 모인 출자금에서 씨감자구입비와 비료값을 지출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조합원친구들이 다 같이 감자를 심고 물주는 날짜를 정하여 요일마다 물을 주는 작은 그룹을 만들어 물을 주었습니다. 봄에 심은 감자는 무럭무럭 자라서 장마가 오기전에 수확을 했습니다. 감자가 크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잘 자라주어서 두 박스 정도가 나왔습니다. 친구들이 사랑으로 키운 감자이고 농약도 쓰지 않은 윤리적 생산 감자였습니다. 이 감자를 학교의 선생님들께 판매할 계획으로 자루에 담아서 보관해 놓았습니다.
하지만 몇일 뒤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자루에 담아 놓았던 감자들이 감자끼리 눌려서 썩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썩은 감자를 골라내고 비상대책회의를 했습니다. ‘성한 것 만 골라서 팔자’,‘감자들을 요리로 만들어 팔자’ 등 많은 의견이 나왔지만 상품성이 떨어지니 이 감자들을 우리가 감자전으로 만들어 학교에 나누어 주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첫 사업을 감자전을 부처 학교친구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으로 끝마쳤습니다. 비록 아무런 금전적 이익도 남기지 않았지만 학교라는 하나의 지역사회에 기여한 것에 의미를 두었습니다.
이 봄감자 사업외에도 솔잎효소 사업을 진행중이고 무기한 보류되었던 닭장사업도 2학기중에 다시 시작할 계획입니다. 현재는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탈퇴한 친구들이 있어서 지금은 14명의 친구들이 협동조합활동을 하고 있지만 다음 학기에 새로운 조합원 친구들을 받아 3학년 친구들이 졸업하더라도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저희 ‘은협’은 비록 학생들이 시작한 조그만 협동조합이지만 친구들끼리 협동조합을 열심히 공부하고 ‘사람도 자연도 즐거운 유쾌한 밥벌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3학년인 저와 친구들은 졸업하면 참여하지 못하겠지만 후배들이 이어나가고 졸업한 선배인 저희들은 도와주며 학교 안에서 계속 협동조합이 활동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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