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경제가 유럽의 신 성장동력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사기업과 공기업의 성장은 주춤한 대신 사회적경제가 크게 성장하며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사회적경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영국사회적기업협회(Social Enterprise UK)의 조사 결과 지난 1년간 신생 사회적기업은 38%나 증가한 반면 일반 중소기업의 신설은 29% 증가에 그쳤다.
이 협회의 피터 홀브룩(Peter Holbrook) 회장은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일반 사기업 대신 사회적기업의 형태로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신생 사회적기업들이 삶의 질과 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주요 사업목표로 삼고 있다며, 이러한 기업들은 기업행동을 변화시키고 사회적 기여를 증대시키려는 강한 열망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에는 현재 약 7만 개의 사회적기업이 있다. 이들 기업의 총 생산액은 185억파운드(약 30조원), 고용자수는 100만 명에 이른다. 영국의 대표적 사회적기업으로는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의 피프틴(Fifteen) 식당 체인과 노숙인들의 잡지 빅이슈(Big Issue)가 있다.
협회에서 발간하는 ‘피플즈 비즈니스(People’s Business)‘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가 꾸준히 사기업에서 사회적기업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현재 영국의 사기업은 전체 고용자수의 35%, 공공부문은 33%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급속히 성장하는 사회적경제를 신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기업청은 종업원 주주회사(employee-owned companies)에 5000만 파운드(약 847억원)의 세금우대 혜택(tax breaks)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회적기업과 함께 사회적경제의 양대 축을 이루는 협동조합의 성장 또한 눈부시다. 영국협동조합협회(Co-operatives UK)에 따르면 지난해 협동조합 수는 4% 증가했고, 총 매출액은 3.3% 늘어난 367억 파운드(약 62조원)를 기록했다. 협동조합에 고용된 종업원수 역시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평등과 다양성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영국 사회적기업의 전체 CEO 중 여성의 비율은 38%에 달한다. 이에 비해 일반 중소기업과 100대 기업(FTSE 100 companies) 의 여성 CEO 비율은 각각 19%와 3%에 불과하다. 또한 소수인종 출신 CEO의 비율도 사회적기업이 일반 중소기업보다 두 배나 많다. 사회적기업의 38%가 경제적 하위계층 거주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52%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던 약자층을 대거 고용했다.
사회적기업의 주요 수입원은 여전히 공공부문이다. 지난 2011년의 37%에 비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해 사회적기업 수입(income)의 32%는 공공부문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이러한 사회적기업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불충분한 대출이 사회적기업 운영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지적된다. 영국 사회적기업의 39%는 불충분한 자금 지원이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답변했다.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은 지난해 미소금융펀드(Microfinance Funds)를 통해 300만 파운드(약 50억원)를 사회적기업에 대출했고, 2015년까지 2500개 사회적기업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9일 영국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8~2009년 프랑스의 사회적경제는 2.9% 성장했고, 6만 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사기업과 공기업의 성장률은 각각 1.6%, 4.2% 감소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사회적경제의 성장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종업원연금(workers’ company pensions)의 투자 확대 등 갖가지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여인옥 이로운닷넷 복지/국제 부문 에디터
Posted by 이로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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