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스위스 지역화폐 WIR
스위스에는 1930년대 중소기업의 경제 활동 촉진을 위해 만들어진 지역화폐 'WIR'가 존재한다. 기업간 거래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이 특이한데 80여년이 지난 지금 전체 중소기업의 20%가 사용하고 있으며 오래 전에 국제적 공인을 받았다. 맡기거나 빌릴 때 이자를 받지 않으며 국영 화폐 스위스 프랑과 1:1로 교환할 수 있다. WIR는 독일어로 '우리'라는 뜻이다.
직접 스위스를 방문해 WIR를 체험한 수잔 위트의 체험기를 통해 동화나라 지역화폐를 돌아보았다. 수잔 위트(Susan Witt)가 스위스 라인펠덴 마을을 방문한 때는 2008년 가을이었다. 오래된 유럽식 호텔 중 하나였는데 호텔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사우나, 마사지, 아로마 테라피 및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 인력이 갖추어진 현대적인 스파와 클리닉 시설이 있었다.
WIR로 가능했던 호텔 개조 프로젝트
이는 모두 50세가 채 되지 않은 한 커플의 소유였다. 이탈리아 여자와 스위스 남자 커플로 지역화폐 WIR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방값은 50%까지 식당에서는 15%까지 WIR로 지불이 가능했다. 반짝이는 카탈로그에는 WIR 사용이 가능한 가맹점들이 게재되어 있었는데 남자는 이를 손에 잡고 열심히 들여다보며 호텔 확장 계획에 대해서 들려주었다.
호텔은 세 개의 오래된 건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직 하나만을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다. 다른 두 건물은 역사적으로 흥미롭지만 버려져 있는 채다. 두 큰 건물 사이에는 넓은 공간이 있는데 부엌, 식당 설비를 연결해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었다. 방문했을 때에는 거의 공사가 끝나가고 있었고 WIR로 뒷밤침된 호텔 재건축 프로젝트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를 위해 필요했던 대출액은 4백만 프랑. WIR 은행은 50만 WIR을 무이자로 빌려주었고 50만 스위스 프랑을 1%의 이율로 대출해주었다. WIR 은행은 첫번째를 WIR로 대출할 경우, 두번째 대출을 저리로 제공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남은 3백만 달러는 WIR 은행에서 3% 이율로 빌렸다. 공사에 참여한 인력들에게도 1백 20만 프랑에 해당하는 비용이 WIR로 지급되었다.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WIR이 주요한 지급 수단이었기에, 참여 인력들도 지역 개인사업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건축가, 엔지니어, 전기기술자, 배관공, 목수 등 지역 일자리가 많이 생겨났다. 공사가 완전히 끝난 후 축하 행사에 참여한는 사람들도 이들처럼 기뻐하는 지역민들이 대부분을 이룰 것이다. WIR 지역화폐 공식 홈페이지(http://www.wir.ch/)에서는 이와 같은 여러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중소기업 살리는 WIR, 개인 소비자에 개방
WIR은 본래 개인이 아니라 스위스 내 중소기업끼리 서로 교류하기 위한 수단으로 시작되었다. 경제가 위기에 처해있었고 프랑의 신용도가 떨어져있을 때 안전망이 되었다. 거래는 당좌예금이나 WIR 신용카드를 통해 이루어지며 종이 화폐는 없다. WIR 결제를 하면 거래 내역이 WIR 은행으로 보내지고 수수료가 빠져나간다. WIR 계좌가 있어야지만 가능한 거래 방식이다.
수수료를 회피하기 위한 암거래가 생겨난 것도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거래는 열린 '합법적'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2006년까지 총 순환 자금은 16억 규모에 이르렀으며 2007년 취리히에서는 WIR 트레이드 쇼를 개최했다. 록 콘서트 겸용 거대한 전시 빌딩 4층에 걸쳐 WIR에 참여하는 회사들이 참여해 자신들의 사업을 홍보하고 첫 거래를 만드는 등 활력 넘치는 행사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WIR은 스위스 전체 경제를 건강하게 유지하며 널리 신뢰받고 있다. WIR 은행은 구성원들에게 스위스 프랑과 WIR 모두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데, 지불 방법을 양쪽으로 허용하는 편리하고 유연한 방식이다. 일례로 어떤 사업체에서 WIR 신용카드를 사용하며 총 100프랑 가격일 경우 '75WIR과 25스위스프랑' 식으로 병용 결제가 가능하다.
WIR 화폐는 개인 고객들을 받지 않는 사업체 간 거래방식(BtoB)이었지만, 생성 후 몇 년이 지난 이후 일반 대중에게도 예금 계좌를 개방했다. 예금한 스위스 프랑의 일부를 WIR 계좌로 옮길 것을 권유하는데, 소비자들이 WIR로 거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늘어나게 된다. 라인펠덴 마을 곳곳에는 "WIR 받습니다"라는 스티커를 창에 붙인 신발가게, 책방, 약국이 있다. - 조각보 & 별시장
* '별시장 매거진'( http://byulsijang.org )에서 더 많은 지역화폐와 영등포 지역 청년문화장터 달시장, 전국 방방곡곡 네트워크 장터 별시장의 기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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