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톰입니다. 작가 데츠카 오사무씨가 ‘철완 아톰’이라는 만화를 그리면서 저를 만들었죠. 한국에선 우주소년 아톰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저는 2003년 와세다의 다카다노바바에서 태어났습니다. 제 생일을 기념해 고향의 주민들이 지역 공동체를 육성하고, 거리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2004년 4월 7일에 아톰 화폐를 만들었어요. 아이들과 지구의 미래를 위한 변신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어린 시절 만화에서 본 아톰은 한 손을 쭉 뻗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꼬마의 모습이었지만, 누구보다 든든한 무쇠 팔 히어로였다. 아톰의 탄생지역은 일본 와세다의 다카다노바바. 만화상의 설정으로 생일은 2003년 4월 7일이다. 1963년에 만들어진 만화로 일본의 최초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니 그 당시 2003년이라는 먼 미래의 ‘우주소년’ 탄생을 기대했을 만 하다.
그렇게 아이들의 친구로 지구를 위해 싸우던 아톰은 2012년인 지금도 여전히 ‘마력’을 뽐낸다. 와세다 지역의 지역 화폐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통화의 단위인 ‘마력’은 십만 마력의 힘을 가진 아톰에서 따왔다. 아톰 화폐 출범 초기 3년간은 10 마력, 100 마력, 200 마력이 유통되다가 2007년 부터는 200 마력이 폐지되고 대신 50 마력이 탄생했다.
아톰 화폐 '마력', 1년 안에 쓰세요
아톰 화폐 '마력'은 와세다의 210여 개의 가맹점을 비롯한 삿포로, 센다이 등 12개 지부에서 받을 수 있는데, 지역 농산물을 파는 가게에서 야채를 구매한다거나 장바구니 사용하기, 일회용 젓가락 대신 개인 젓가락 챙겨 다니기 등 환경에 좋은 일을 하면 지급된다. 지역 축제에 참가를 하거나, 거리 청소 등을 하여 적립할 수도 있다. 판매를 하지 않고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받는 것이 원칙이다.
아톰 화폐는 전국 어느 가맹점에서든 사용할 수 있지만 약 1년 간의 유효 기간이 있고, 현금 교환이나 거스름돈 지급은 하지 않는다. 일본의 또 다른 지역화폐인 얼쓰데이머니 역시 지구에 좋은 일을 하면 받을 수 있고, 지역 내에서 사용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는 ‘에코머니’이지만, 유효기간이 없고 거스름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아톰과 차이가 있다.
아톰 화폐는 각 지부에서 한정된 수량만을 발행하는데, 1년 단위로 발행할 통화를 정한다. 2011년에는 100만 마력을 발행했다. 기한도 정해져 있다. 매년 아톰의 생일인 2012 년 4 월 7 일자로 발행된 통화는 2013 년 2 월 28 일까지 통용된다. 기간이 지나면 무효가 되기 때문에 가맹점을 돌아다니며 부지런히 써야 한다.
1년 단위로 발행되는 아톰은 수량과 기간도 한정이지만, 디자인도 매년 바뀌어 발행된다. 통화의 색상은 각각 파랑= 물, 빨강= 생활, 황= 태양, 녹색= 자연의 의미를 담고 있다. 아톰은 일본에서 ‘국민 캐릭터’로 사랑 받고 있기 때문에, 귀여운 디자인 자체로 대학생 등 청년층에게도 자연스레 지역 통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한정판’ 이라고 하면 더 갖고 싶은 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사이다로 변신해 지역 상인 살리기
아톰 캐릭터의 인기 덕을 톡톡히 보는 상품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십만 마력’ 이라는 아톰사이다다. 2012년 1월부터 일본 신주쿠의 소상인들은 만화영화 '아톰'에서 이름을 딴 '십만 마력'이란 청량음료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신주쿠 소상인 연합회는 지역 고유의 음료를 만들어 지난해 대지진 이후 떨어진 체감 경기를 살리고 대기업들의 소매업 진출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십만 마력'을 선보였다.
십만 마력 사이다는 아톰 통화 지부에 속한 도쿠시마 지역의 현산 스다치를 사용하여 상쾌한 맛을 내고 있으며, 한 병에 150엔이지만 빈 병을 다시 가져가면 아톰 통화 50 마력을 증정한다. 한정판으로 만든 만 3천여 병의 음료가 한 달 사이에 절반 이상 팔려나가는 인기에 지역의 상인들은 큰 힘을 얻고 있다. 받은 아톰통화로 다시 물건을 사러 오기 때문이다.
아톰통화는 4가지 이념을 기초로 지구 환경보호,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적극적인 국제 협력, 교육에 진지하게 임하는 사회를 지향한다. 그에 따라, 어린이 사생대회나 마을 축제 개최, 지역 특산물 판매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여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감사의 마음을 잇는 ‘Thanks money’ 릴레이가 이루어지는 것이 목표다.
지역의 통화에서 사이다까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아톰은 여전히 우리의 히어로다. 아이들과 지구의 미래를 위해 싸우는 아톰은 올해로 9번째 생일을 맞았다. ‘푸른 하늘 저 멀리 랄랄라 힘차게 날으는 우주소년 아톰, 용감히 싸워라.’ - 조각보
* '별시장 매거진'( http://byulsijang.org )에서 더 많은 지역화폐와 영등포 지역 청년문화장터 달시장, 전국 방방곡곡 네트워크 장터 별시장의 기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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